공중파 3사의 '웨이브' OTT 서비스

“한국판 넷플릭스가 되겠다”, “넷플릭스로부터 한국 온라인동영상(OTT) 시장을 지키겠다”며 지난해 9월 야심차게 출범했던 공중파 3사의 OTT ‘웨이브(Wavve)’가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월간 사용자 수에서 넷플릭스에 역전당했고, 지난 1년간 넷플릭스의 월간 이용자가 2.5배 늘어는 동안 웨이브 이용자는 오히려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민간 방송사인 CJ와 JTBC가 만든 ‘티빙’이 같은 기간 이용자가 2배 늘어난 것과도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공중파 방송사의 경영 마인드와 다양성이 부족한 콘텐츠가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넷플릭스에 역전당한 한국 대표 OTT

17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웨이브의 올해 5월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346만4579명으로, 지난해 11월의 402만3722명보다 13.9%나 감소했다. MAU는 1개월 동안 1번 이상 서비스를 실제 사용한 사람 수를 집계한 것이다.

웨이브의 MAU는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3월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4월에 반짝 늘어난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출범 당시인 지난해 10월 넷플릭스보다 월간 이용자가 379만명대 342만명으로 37만명 이상 더 많았던 것이 이제는 넷플릭스의 절반 수준(54%)으로 완전히 역전당한 상태다.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 1년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252만8084명이던 넷플릭스의 MAU는 지난해 12월 387만6604명으로 증가하면서 웨이브(352만3151명)를 추월했고, 올해 5월에는 637만4010명으로 급증했다. 1년 새 2.5배가 된 것이다.

방송·통신업계에서는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적 차이가 넷플릭스와 웨이브의 명암을 갈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웨이브의 경우 지난해 서비스 출범 후 잦은 서비스 장애와 사용하기 불편한 앱으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으로 운영하는 앱 장터 ‘구글 플레이’의 앱 평점을 보면 넷플릭스는 4.5점이지만 웨이브는 3.1점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해 10월의 1.5점에 비해서는 크게 높아진 것이다.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이 문제…공중파식 경영으로 안 돼”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예전 푹이나 옥수수 시절 무료로 볼 수 있었던 콘텐츠도 크게 줄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또 넷플릭스에 비해 콘텐츠의 절대적 수는 물론 다양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웨이브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이 넷플릭스에 비해 크게 떨어져 사용자들을 붙잡는데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방송업계에서는 “이런 문제는 ‘틀면 본다’는 지상파 방송사의 경영 스타일이 OTT처럼 경쟁이 치열한 디지털콘텐츠 시장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웨이브는 현재 KBS·MBC·SBS 등 공중파 3사의 지분이 70%(각각 23.3%)로, 이들 방송사 출신들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가 부진한 한편으로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tving)’은 지난 1년간(지난해 5월~올해 5월) MAU가 124만5217명에서 254만2374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면서 넷플릭스의 새로운 대항마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00만명에 달하던 웨이브와 티빙의 격차는 올해 5월에는 90만여명으로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