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야당과 합의 없이 단독으로 자기 당 소속 윤호중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한 지 하루 만인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여당 일부 의원은 조만간 윤 총장을 법사위에 출석시키겠다고 했다. '검찰 개혁'을 앞세워 윤 총장의 직권남용 여부를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176석의 힘을 앞세워 법사위를 장악하자마자 여권 핵심 인사들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윤 총장 '손보기'부터 시작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법사위원으로 선임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명숙 전 총리 금품 수수 사건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맡게 된 것을 언급하며 "인권감독관은 윤 총장과 가까운 분"이라며 "윤 총장이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고 했다. 진행자가 '새 법사위가 구성돼 회의가 열리면 바로 이것부터 추궁할 계획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그렇다. (불러서)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통상 검찰총장은 국회 출석 요구를 받아도 나오지 않는 게 관례였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법사위원은 "중요한 사안이라면 국회에 나와 소명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여권 인사들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은 윤 총장"이라고 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도 지난달 라디오에서 "윤 총장은 1호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취지에서 성역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민주당 안에는 "윤 총장을 언급해 더 이상 키워주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다수 의원은 "윤 총장이 검찰에 있는 한 여권에 불리한 수사가 계속될 것"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여당이 법사위원으로 배치한 김남국, 김용민 의원 등도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키겠다며 윤 총장을 공격했던 인사들이다.
민주당이 이날 미래통합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소집한 첫 법사위 회의에서도 '검찰·사법 개혁'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21대 법사위는 공수처 출범과 함께 검찰 개혁, 사법 개혁과 관련해 어느 때보다 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국민 뜻에 맞는 사법 개혁, 검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는 '1호 법안'으로 공수처 후속 법안을 발의한 백혜련 의원이 맡았다. 백 의원은 "공수처 설치와 검찰·사법 개혁을 마무리 짓는 법사위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도 "21대 국회 법사위는 신속히 공수처 관련 법을 통과시켜야 할 책무를 으뜸으로 갖고 지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기류도 비슷하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7월 중 공수처가 정상 출범할 수 있도록 후속 3법(국회법·인사청문회법 개정안·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규칙)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법 개정안은 오는 7월 15일 출범 예정인 공수처의 소관 상임위를 법사위로 하고, 인사청문 대상에 공수처장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은 공수처장 추천위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국회 규칙을 명시했다. 다만 민주당 한 법사위원은 "검찰 개혁을 한다고 하면서 여당이 윤 총장을 과도하게 공격한다는 인식이 퍼지면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