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조카가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한 폭로서를 출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인척이 낸 첫번째 폭로서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Daily Beast)는 14일(현지 시각) “트럼프의 가족이 트럼프에 반기를 들었다”는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서 출간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출판사 ‘사이먼 앤드 슈스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매리 트럼프(55)가 오는 7월 28일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Too much and never enough)’란 제목의 저서를 출간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조카 매리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농부들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구호가 들어간 모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폭로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속세 탈루 의혹이 될 전망이다. 2018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친으로부터 최소 4억1300만달러(약 5000억원) 이상의 돈을 상속 받는 과정에서 거액의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사의 주요 정보원이 매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친인 프레드 트럼프 시니어의 납세 신고서 등을 NYT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리는 책에서 당시 NYT 보도 내막을 상세하게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집안 내 각종 불화와 추문도 소개될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인 친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에 관한 이야기가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드는 1981년 알코올 중독으로 42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프레드는 부동산 사업 등 가업을 이어받기를 거부하고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면서 아버지·동생과의 불화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1960년대 찍은 트럼프 형제의 사진. 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왼쪽이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레드가 가업 승계를 최종 포기한 뒤 ‘트럼프 제국’을 물려받았지만, 이때 죽어간 형 때문에 내내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매리의 저서에는 그가 형의 알코올 중독을 방치해 형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내용이 반영된다고 한다. 매리는 프레드의 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누나인 매리언 트럼프 배리(83)의 이야기도 책에 담겼다. 작년 은퇴한 연방 판사인 매리언은 매리와의 대화에서 동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매리의 책이 단합돼 보이는 트럼프 집안 이미지를 박살낼 것이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조카 매리의 악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9년 부친 사망 이후 프레드의 자녀들에게 재산을 거의 물려주지 않았다. 조카 측이 “할아버지 유언 조작하지 말고 내 몫을 달라”며 소송을 걸자, 뇌질환을 앓는 종손(從孫·조카의 자녀)의 의료비 지원을 끊어버렸다. 앙심을 품은 매리는 2016년 대선 때도 삼촌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폭로서는 미국의 유명 출판사 ‘사이먼 앤드 슈스터’가 출간한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행정부의 내막을 파헤친 ‘공포: 백악관 안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를 냈던 곳이다. 출간 시점인 7월 28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8월 24~27일 전당대회를 한달여간 앞둔 때다. 영국 가디언 등은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코앞에 둔 시점의 폭로서 출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