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대표 라면 신라면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성장했다. 특히 올 들어 세계적으로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간편식의 수요가 늘어나며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이 신라면을 찾고 있는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판매망을 넓히고 브랜드 홍보 활동을 펼치는 등 꾸준히 해외 시장 문을 두드려온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간편식의 수요가 급증하자 신라면이 주목받게 됐다"며 "신라면이 최근 K푸드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의 식문화를 경험하는 문화의 매개체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K푸드 대표 주자가 된 신라면
신라면의 해외 진출 역사는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에 법인을 세우고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2000년엔 심양 공장을 추가로 설립해 생산 기지를 확충하면서 중국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신라면을 알려나갔다.
2002년에는 일본 법인을 세우고 라면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미국에는 2005년 LA에 공장을 설립,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춰 아메리카 대륙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농심은 해외 진출 초기부터 현지인의 입맛을 따르지 않고 신라면 고유의 맛을 그대로 들고 나간다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믿음이 농심이 수십 년간 이어온 철학이다.
2010년대에 접어들어 농심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결실을 하나둘 맺기 시작했다. 세계 100여 국으로 판매망을 넓힌 신라면은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스위스 융프라우부터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 아레나스까지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신라면
2017년 농심은 미국에서 업계 최초로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어 농심은 코스트코(Costco), 크로거(Kroger)를 비롯한 미국 메이저 유통사로 판매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는 2018년부터 아시안 마켓보다 월마트 등 현지 마트에서 팔리는 신라면이 더 많아졌다. 신라면이 미국 한인, 아시안 시장에서 벗어나 미국 전체 소비자들이 먼저 찾는 대표 한류 식품이 된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국방부 등 정부 기관에서도 먼저 찾는 인기 식품이 됐다"며 "한국의 맛 그대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다양한 라면 조리법도 인기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국 라면이 간식에서 식사 대용으로 인식이 전환되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농심 미국 법인은 미국 유통업체 크로거의 구매 담당자 스콧 엘리스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미국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질 때였다. "미국 소비자들이 그동안 간식(snack)으로 먹던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을 식사 대용으로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농심은 이 변화를 놓치지 않고, 크로거 매장에서 신라면 시식 행사를 여는 등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매운맛을 잡기 위해 라면 위에 치즈를 뿌리는 '현지화 전략'도 병행했다.
중국에서도 농심은 전역에 퍼져 있는 영업망 1000여 개를 중심으로 신라면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 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신)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정도"라고 말했다. 신라면은 2018년 인민일보 인민망이 발표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