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디자인의 인기 공식 중 하나로 '패스트백(Fastback)'이 뜨고 있다. 차체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이 사선으로 빠르게 떨어지는 디자인으로, 원래 스포츠카에 주로 등장했던 이런 형태가 최근 출시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 연달아 적용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3월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 'XM3'가 대표적이다. 보통 SUV의 뒷모습은 지붕에서 직각으로 뚝 떨어진 형태다. 그러나 XM3는 마치 세단을 연상케 하듯 후미 형태를 길게 뺀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했다. 동급의 경쟁 차량에서 볼 수 없던 파격적인 디자인 덕분에 큰 주목을 받았다. 실제 XM3는 출시 이후 매월 5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내수가 침체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르노삼성차의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4월에는 국산 소형 SUV 시장 판매 1위(6276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출시된 신형 세단들 역시, 트렁크 시작 부분이 움푹 파여 정확히 나뉘는 전통의 노치백(Notchback)보단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패스트백을 더 선호하는 모습이다. 기아차가 작년 12월 내놓은 3세대 'K5'부터 올해 3월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7세대 '올 뉴 아반떼'와 3세대 제네시스 'G80' 모두 패스트백이 적용됐다. 1500만~3600만원대 중저가 차량부터 800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제네시스 브랜드까지 모두 같은 디자인 요소가 적용된 것이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지만 패스트백의 역사는 오래됐다. 빠르고 날렵한 스타일과 공기역학적 효율성 때문에 앞선 1930년대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1975년 출시한 '포니'가 패스트백의 원조다. 하지만 그간 국내 자동차 시장은 노치백 같은 고전적인 디자인을 주로 채택해왔다. 뒷좌석 공간이 부족해지는 패스트백의 단점 때문에 공간성이 중시되는 세단에는 노치백이 선호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