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국내프로축구(K리그) 1부 리그로 승격한 강원FC는 그해 6위, 작년 8위에 그쳤다. 올해도 중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강원은 15일 현재 3승2무1패(승점11)로 전체 12팀 중 3위를 달리고 있다. 현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구단 사상 첫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가능하다. 리그 1~3위 팀엔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

강원 돌풍 중심엔 프로 데뷔 10년 차 공격수 고무열(30·186㎝·사진)이 있다. 고무열은 최근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등 올 시즌 5경기에서 팀이 뽑아낸 9골 중 4골을 책임졌다. 리그 득점 부문에선 주니오(울산·7골), 일류첸코(포항·5골)에 이어 이동국(전북), 팔로세비치(포항)와 함께 공동 3위(4골)에 올라있다.

특히 고무열은 기회를 잡으면 순도 높은 '결정력'을 과시한다. 리그 5경기에서 392분을 뛰며 총 8개 슈팅을 때렸는데, 이 중 4개(50%)가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 2회당 1개꼴로 득점에 성공했다. 결정력만 놓고 보면, 득점 선두인 울산의 주니오(31.8%·슈팅 22개 중 7골)보다 효율적이었다. 또 전체 슈팅 8개 중 7개(87.5%)가 상대 골대로 향하는 유효 슈팅이었다.

고무열은 지난 2011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뛰어난 공격 능력으로 '제2의 황선홍'으로 불렸다. 당시 포항 사령탑이었던 황선홍 감독이 고무열에게 자기 현역 시절 등번호 18번을 줄 정도로 기대가 컸다. 고무열은 포항 시절이던 2013년 리그, FA컵 우승을 이끌며 그해 영플레이어상(신인왕)을 수상하고 시즌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2016년 전북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적 뒤 부상 등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북에서 3시즌 동안 리그 총 42경기를 뛰며 단 1골(2도움)에 그쳤다. 2018년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아산프로축구단 전신)에서 뛰며 병역을 마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강원 이적을 선택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강원 트레이드마이크인 '병수볼'에 완벽히 녹아들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18년 8월 강원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은 수비와 롱볼로 일관하는 '뻥축구'가 아닌 빠른 패스워크로 역전승을 자주 만들어낸다. 과거 고무열은 주로 윙어로 뛰었기 때문에 직접 골을 넣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강한 체력과 마무리 능력을 갖춘 고무열을 중앙 미드필더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며 그의 득점 본능을 일깨웠다.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을 때, 고무열이 문전으로 파고들어 골을 만들어내는 전술이 빛을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