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이 시작된 지 21일 만에 또다시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8~10일 사이 서울 송파구 동남권 유통단지 내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 일한 일용직 근로자가 13일 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근로자와 같은 시간대에 일했던 근로자만 159명으로 파악돼 집단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1일 수도권 내 대형 물류센터를 점검했고 이 센터도 점검했지만, 확진자가 나오는 걸 막진 못했다.

◇현장 점검 열흘 뒤 확진자 나와

확진자는 경기 시흥시에 사는 55세 중국인 남성으로, 지난 8일부터 가래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인력사무소를 통해 8일 오후부터 10일 아침까지 롯데택배 물류센터로 두 차례 나가 차에 택배 물품을 싣는 일을 했다. 출퇴근 때는 인력사무소가 제공한 임대버스에 다른 일용직 근로자들과 함께 탑승했다.

쌓여있는 택배 물품 -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 건물의 작업장이 적막하다. 지난 8~10일 사이 2차례 이곳에서 근무한 남성이 지난 13일 확진됐다. 함께 일했던 직원 159명은 자가 격리돼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롯데택배는 물류센터 방역을 마치고 15일 오후 8시쯤 운영을 재개했다.

이 남성은 지난 11일 중국인 아내(52)가 확진돼 12일 검사를 받았다. 이때 재검 판정이 나왔고 다시 검사한 결과, 13일 밤 확진됐다.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는 14일 밤 폐쇄돼 방역 조치 후 15일 밤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시흥시는 "남성이 이동하거나 근무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이 사흘간 별다른 제지 없이 근무를 한 건 물류센터 방역이 뚫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나오자 국토부는 지난 1~11일 수도권 내 물류센터 41곳 중 30곳의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3일 점검 때 국토부 등은 이 센터를 점검했지만 정작 5일 뒤 의심 증상이 있는 일용직 근로자가 버젓이 출근했고, 점검 10일 만에 확진자도 나왔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9일 "물류센터 관련 세부 방역 지침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17일이 지난 지금도 세부 지침을 확정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방역 사각지대를 해소하기에도 바쁜 시점에 집단 감염이 발생해 방역을 강화한 시설마저 다시 뚫린다면 방역 상황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 물류센터 집단 감염으로 지난 12일까지 근무자 83명, 접촉자 64명 등 총 14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깜깜이 환자 비율 10% 넘어

수도권의 코로나 확산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3명 늘어 총 110명이 됐고, 서울 관악구 소재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도 5명이 더 나와 총 169명이 됐다.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확진자도 최소 2명 더 늘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도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1~14일 2주간 발생한 확진자 618명 중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환자는 63명으로 10.2%를 차지했다. 방역 당국이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기준 중 하나로 제시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의 비율 5%'의 2배 수준이다. 이날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60세 이상 고령 확진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50세 이상 환자 중 중증이나 위중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가짜 양성 판단이 나온 광주 중학생과 고교생, 충남 논산의 70대 남성 등 3건의 검사 결과에 대해 이날 질본은 "검체를 다루는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질본과 검사 결과를 함께 검증한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검사자가 양성인 검체를 다루고 나서 다음 음성 검체를 처리할 때 손에 오염이 있거나 하는 등 검체를 다루는 중에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정된 인력이 많은 검체를 다루다 보니 일부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