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코로나로 중단했던 유세를 재개하겠다면서 19일 첫 방문지로 오클라호마주 털사(Tulsa)에 가겠다고 밝혔다. 이 언급에 미국 흑인 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그날이 텍사스에서 마지막 노예가 해방됐던 노예해방일인 데다 털사는 흑인들에게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털사는 99년 전 백인들에 의한 흑인 대학살이 벌어진 곳이다. 비극은 1921년 6월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그해 5월 30일 털사의 한 빌딩 엘리베이터에서 흑인 구두닦이 소년이 엘리베이터 안내양인 백인 소녀의 팔을 잡았다. 흑인 소년은 엘리베이터가 흔들리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팔을 잡았다고 항변했고 소녀도 처벌을 원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지역 신문에는 '깜둥이가 엘리베이터에서 소녀를 공격했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털사의 백인들은 흑인들을 응징하겠다며 흑인 상업지구인 그린우드로 향했다. 그린우드는 당시 '블랙 월스트리트'라고 불릴 만큼 흑인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지역이었다. 총을 든 백인들은 이틀간 이곳에서 살인·방화·약탈을 저질렀다. 개인 비행기를 동원해 폭발물도 투하했다. 1만여 명의 흑인이 집과 재산을 잃었고, 흑인들의 부촌으로 떠오르던 지역은 초토화됐다. 흑인 사망자는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3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이곳을 찾는 것을 두고 그의 지지층인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결집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가 지지층에게 구애하는 것"이라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11일 트위터에 트럼프의 털사 유세 계획에 대해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윙크하는 정도가 아니다. 아예 파티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