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廣東)성의 한 부부가 셋째 자녀를 낳았다는 이유로 5000만원(32만 위안)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했다. 이 가정이 3년 동안 쓰지 않고 모아야 만질 수 있는 거액을 ‘1가구 2자녀 정책’을 어겼다는 이유로 부과한 것이다.
셋째 출산으로 벌금 폭탄을 맞은 광둥성 광저우(廣州)의 부부는 2017년 4월 임신 사실을 알았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어 낙태를 고려하다 아이를 낳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부의 경제 사정은 나락으로 빠졌다. 남편의 월급 1만위안(약 170만원)으로 가족 7명이 살아가는데, 고액 벌금을 분할 납부하고나니 남는 돈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암에 걸린 시어머니의 병원비를 제때 못 마련했고, 둘째 아이는 유치원 학비가 없어 집에서 키워야 했다. 졸지에 은행 빚을 지게 됐다. 현재 부부의 은행 계좌는 법원의 강제 집행으로 동결됐다.
이들 부부의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에서는 과도한 산아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인터넷에서는 “다들 아이 낳기 싫어하는 요즘 사회에서 셋째 낳는 것은 애국”, “지방 정부가 세금 걷으려고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구 위국’의 저자 허야푸(何亞福)는 “셋째 이상을 낳으면 벌금을 징수하는 것은 규정에 부합할지는 몰라도 매우 불합리하다”며 “두 자녀 정책을 전면 실시한 이후에도 출생인구는 계속 감소했기에 산아 제한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와 농촌의 이중적인 산아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중국 언론들은 광시성의 한 농촌에서 9명의 자녀를 낳은 부부가 지방 정부로부터 매달 70만원의 육아 지원금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에서는 산아제한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농촌에서는 법과 상관 없이 산아 장려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생산 가능 인구(만 16~59세)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2015년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1가구 2자녀 정책을 전면 도입했다. 그러나 출산제한 조치를 완전히 풀지는 않아 세 명 이상의 아이를 낳는 가정은 여전히 무거운 벌금을 부과 받고 있다. 광둥성 조례에 따르면, 셋째 이상을 낳은 가정은 연간 가처분소득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내야 한다.
중국의 인구 전문가들은 "2030년이 되면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5%가 돼 생산 가능 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며 "급속한 고령화와 유년 인구의 감소로 인한 성장률 저하, 연금 기금 고갈, 복지 비용 급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녀 수 제한 없는 전면적인 출산 자유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연례회의에서도 세 자녀 이상 출산에 대한 벌금 부과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