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청이 아니라 국무총리 산하 질병예방관리처로 승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은 보건복지부를 보건과 방역을 담당하는 국민보건부와 아동·노인·장애인 복지를 맡는 복지부로 쪼개는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정부가 3일 내놓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무늬만 청 승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질병관리본부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준의 전문기관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를 지낸 기동민 의원은 9일 “질병관리본부를 중앙행정기관인 ‘질병예방관리처’로 승격시켜 감염병 등 질병의 예방 및 관리에 있어 통합 컨트롤 타워로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립적 정책판단을 신속히 내릴 수 있도록 하자”며 질병관리본부의 질병예방관리처 승격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 의원을 포함해 박용진 의원 등 여당 의원 14명이 참여했다.
그는 “미국은 감염병환자 또는 감염이 의심되는 자의 격리에 관한 연방정부의 모든 권한이 CDC의 장에게 부여되어 있다”며 “반면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의 예방·관리·연구·집행에 대한 실질적 권한이 없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인사·조직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실상 감염병 발생 후 검역 및 방역에만 그 역할이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3일 나온 정부안은 질병관리본부를 복지부 산하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데 그치고 핵심 연구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과 산하 감염병연구소가 복지부로 이관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질본 축소안’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성일종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 11명은 10일 보건복지부를 의료행정과 보건위생, 방역, 건강정책·건강보험, 보건산업 등을 맡는 ‘국민보건부’와 생활보호·자활지원·사회보장·아동·노인 및 장애인 업무를 담당하는 ‘복지부’로 쪼개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하기도 했다.
정부안은 현재 한 명인 보건복지부 차관을 보건 담당 차관과 복지 담당 차관 등 두 명의 차관으로 늘리는 복수차관제 도입을 담고 있는데, 보건 분야와 복지 분야를 별개의 부처로 구분하자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주최로 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 방안’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나누거나, 질병관리처를 신설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 호흡기 내과 교수)은 “보건복지부의 ‘복수차관제’가 시행되면 보건 담당 차관은 질병관리청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돼 있다”며 “결국 독립성·전문성을 위해서는 ‘청’보다는 총리실 산하 질병관리처로 개편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