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증상인데도 지나치게 오래 치료받는 교통사고 환자에게 진단서를 내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몸이 아프지 않아도 계속 병원에 다니는 '나이롱 환자' 때문에 발생하는 보험료 누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을 이런 내용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동차보험 환자가 상해 등급별로 과거 3년간 평균 진료 기간보다 1.5~2배 넘게 진료받으면 진단서를 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공적(公的) 보험인 산재보험은 진료 기간을 연장할 경우 의료기관이 진료계획서를 반드시 내도록 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경상 환자의 과잉 진료가 자동차보험 적자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적자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일반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돌아간다.
교통사고 환자는 진료 시 자기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하나도 없다. 진료비 전액이 자동차보험에서 지급된다. 더구나 진료를 오래 받을수록 합의금을 더 두둑하게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별로 아프지 않아도 계속 진료받는 소위 '나이롱 환자'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가벼운 상해인 목 부위 경요추염좌로 병원을 찾은 일반 환자는 보통 2.5일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 증상을 앓는 자동차보험 환자는 평균 6.7일 병원을 찾았다. 자동차보험 환자의 평균 진료비는 33만6049원으로, 일반 환자(7만563원)의 5배에 가까웠다. 같은 증상이라도 자동차보험 환자가 일반 환자보다 더 오래 진료받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잉 진료를 받는 경상 환자는 2018년 기준 26만명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들에게 지급되는 보험금(7660억원)을 아끼면 그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