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림산업은 최소 분양가 17억4100만원짜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3가구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집값이 15억원을 넘어 대출이 전혀 되지 않는데도 26만여명이 몰렸다. 계약금과 중도금 3억4000만원만 내면 나머지 잔금은 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으로 치르는 방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 대비 낮은데, 반대로 전셋값은 계속 오르자 청약을 통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 수요가 몰린 것이다.
8일 부동산 정보 업체 직방에 따르면, 서울의 입주 1년 미만 새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가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을 경우 8억63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청약 당시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입주 시점에 전세를 줘 집값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다. 서울의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은 분양가 4억원 이하가 90%로 가장 높았고, 4억~6억원 이하 89.8%, 15억원 초과 89.6% 순이었다. 9억~15억원 이하 구간은 전세가율이 78.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국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은 76.6%였다.
특히 서울 지역 새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은 기존 아파트 전세가율(56.7%)보다 29.6%포인트 높았다. 정부 규제로 처음부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았던 데다, 지난 2~3년 기존 아파트값이 크게 뛸 동안 분양가는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서울은 분양가의 80% 이상을 전세금으로 조달할 수 있어 초기 20% 계약금만 있으면 청약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최근 청약 시장 호황에는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과 새 아파트 선호 현상뿐 아니라 이런 높은 전세가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