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넋을 위로하는 첫 추모식이 4일(현지 시각) 열렸다. "우리(흑인)의 목에서 너희(백인)의 무릎을 떼라" 등의 발언이 터져 나오며 추모식은 인종차별 성토장이 됐다.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노스센트럴대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유족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에이미 클로버샤·티나 스미스 상원의원(미네소타),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서 킹 3세 등 수백 명이 참석했다. 흑인 영화감독 겸 배우 타일러 페리 등 유명 연예인도 왔다.

경찰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식이 4일(현지 시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노스센트럴대학교에서 인권운동가, 정치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플로이드의 영구차가 식장에 도착하자 메다리아 애러돈도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은 한쪽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에게 경의를 표했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관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흐느꼈다.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는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상징적인 자세다.

식장 스크린엔 플로이드의 이름과 상반신이 비치고, "이제는 숨 쉴 수 있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그림이 걸렸다. 플로이드는 경찰이 무릎으로 목을 누를 당시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추모식 후반 플로이드가 경찰에게 목이 짓눌린 시간인 8분 46초 동안 묵념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추도사에서 "당신(백인)들이 우리(흑인)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기에 우리는 400여 년 전부터 우리가 원하고 꿈꾸던 사람이 될 수 없었다"며 "이제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일어나 우리의 목에서 너희의 무릎을 떼라고 말할 때"라고 말했다. 유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플로이드를 죽인 건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었다"며 "그를 죽인 건 인종주의와 차별이라는 팬데믹이었다"고 말했다. 죽기 전 플로이드는 코로나에 감염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美의사당에서도 ‘8분 46초 추모’ - 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무릎을 꿇고 8분 46초 동안 침묵하며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8분 46초간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했다.

이날 추모식은 TV·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플로이드를 위한 침묵의 시간을 가졌고, 뉴욕·오하이오주도 이날 오후 주 전역에 애도 시간을 선포했다. 미니애폴리스 시청 건물에는 조기가 걸렸다. 마이애미주 한 병원에서는 의료진 등 200여 명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8분 46초간 플로이드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추모식은 플로이드의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6일)와 그가 생애 대부분을 보낸 텍사스주 휴스턴(8일)에서도 열린다. 장례식은 9일 휴스턴에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플로이드 시위 열흘째인 이날 미 전역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다. 과격 시위 양상은 크게 잦아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켄터키주 루이빌, 워싱턴주 시애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부 카운티 등은 야간 통행금지령을 해제하거나 완화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5일 오전까지 한인 상점 144개가 약탈로 재산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보다 18건 늘었다.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