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질병관리본부(질본) 소속 연구기관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조직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정부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질본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해 복지부 소속으로 바꾸는 개편안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감염병뿐 아니라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연구 강화'를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놓고 질본이 복지부에 연구 기능을 뺏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질본의 청 승격 과정에서 인원이 907명에서 746명으로, 예산은 8171억원에서 6689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감염병과 보건 전문가들은 정부가 만들겠다는 질병관리청이 "실질적으로는 현행 질병관리본부의 손발을 잘라버리는 개악(改惡)"이라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 교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질병관리청 승격 제대로 해야 한다'는 글을 올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도 보건복지부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여러 번 분노가 치밀었지만 참고 있었는데, 정말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여기에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거론되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에도 연구 기능이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는 식으로 질본의 손을 들어주면서, 국립보건연구원의 복지부 이관은 사실상 백지화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