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알려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자신의 어머니 부탁으로 박 전 대통령을 돕기 시작했다고 4일 회고록에서 밝혔다.

최서연씨.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씨는 출간 예정인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1998년 대구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을 돕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당시 남편 정윤회씨에게 먼저 ‘함께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돕자’고 권유했다고 한다. 또 이보다 앞서 최씨의 어머니가 최씨에게 ‘(박 전 대통령에게) 같이 가자’고 얘기했다고 한다.

최씨는 “박 대통령이 여러 경로를 거쳐 어머니께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 같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요청을 받은 최씨 어머니가 최씨에게 박 전 대통령을 도울 것을 권유, 정윤회씨까지 박 전 대통령을 돕게 됐다는 것이다.

최씨는 다만 자신이 ‘최태민 목사의 딸’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전면에 나설 수는 없는 상태였다며 “서울과 대구를 오가면서 엄마와 함께 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일을 도와드렸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선거에서 완승했다. 그러나 최씨와 어머니는 “쓸쓸히 방에서 TV를 보면서 박수를 쳤을 뿐 사무실에 나가 축하하는 무리 속에 얼굴을 내밀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자신이 박 전 대통령 주변에 있는 것이 알려지면 이에 관한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퍼질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그저 박 대통령의 일을 도와주고 싶었을 뿐”이라며 자신이 비선 실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