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손바닥 피부 구조를 모방해 만든 인공 피부. 로봇 손에 적용하면 물체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휴대전화가 손에서 미끄러져 낭패를 본 사람이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해줄 인공 피부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형순·김택수 교수 연구진은 지난 1일 "사람의 손바닥 피부 구조를 모사해 로봇손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 피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8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발표됐다.

보통 로봇손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인공 피부에 자주 쓰는 실리콘을 쓰기도 하지만 사람의 손을 완벽히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사람의 손바닥 피부 구조에 주목했다. 사람의 손바닥은 3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바깥 피부와 그 아래 피하지방층, 근육층 순이다. 연구진은 부드러운 지방 조직과 질긴 섬유질 조직이 섞여 있는 피하지방층이 물건을 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손 인공 피부는 얇은 실리콘층과 구멍이 많은 라텍스, 단단한 실리콘층 순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라텍스가 피하지방층 역할을 한다. 라텍스는 수많은 구멍으로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물체 형상에 맞게 쉽게 변형된다. 그러면서 질겨 비틀림에 저항하면서 물체를 견고하게 잡는다. 엄지손가락을 쓰지 않아도 손바닥과 네 손가락만으로도 물체를 잡을 수 있다.

연구진은 인공 피부를 적용한 로봇손과 같은 두께의 실리콘층 하나로 만들어진 로봇손을 비교했다. 로봇손이 쥔 물체를 비틀었는데 인공 피부가 들어간 로봇손은 47% 정도 큰 힘을 더 견딜 수 있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나사처럼 작은 물체나 계란처럼 쉽게 깨질 수 있는 매끄러운 물체 등 다양한 물체를 잡을 수 있는 피부 구조를 연구할 계획이다. 박형순 교수는 "로봇손은 의수에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로봇의 작업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