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내수 시장에 풀린 면세품 재고 중에는 생로랑과 발렌티노의 인기 가방도 포함됐다.

생로랑 테슬 사첼백(미디움)이 40% 저렴한 188만원, 보테가베네타 클러치가 36% 싼 100만원, 발렌티노 리본 크로스백이 41% 할인한 136만원….(포인트 적립 혜택 포함)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에 쌓여있던 명품 재고가 3일 오전 처음으로 시중에 풀렸다. 그런데 판매 시작 4시간도 채 안돼, 상당수 제품이 품절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발렌시아가, 생로랑, 발렌티노, 보테가베네타 4개 브랜드의 가방, 가죽 소품 등을 백화점 정상가 대비 10~50% 저렴한 가격에 예약 판매했다.

에스아이빌리지 캡처화면. 위 품목들은 모두 품절됐다.

◇“인터넷 최저가” 소문에 4시간만에 대부분 품절

점심 시간을 넘겨 오후 1시쯤 되자, 에스아이빌리지 사이트에 풀린 200여개 면세품 재고 품목의 80% 이상이 판매됐다. 오후 2시를 넘겨서는 대부분의 품목에 ‘품절’ 표시가 떴다. 시중에 판매 중인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확인되자, 점심 시간을 이용해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명품 업계 관계자들은 “병행 수입품 가격보다도 저렴한 편”이라며 “종류가 아주 다양하지는 않지만, 인터넷 최저가 수준이며 인기 신상품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에스아이빌리지에 3일 풀린 면세품 재고 중에는 인기 신상품들도 눈에 띄었다.

에스아이빌리지는 남성들에게 인기인 보테가베네타 클러치를 백화점 판매가(158만원)보다 32.8% 저렴한 106만1000원에 판매했다. 여기에 5%(5만3050원)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더하면 사실상 100만7950원(36.2% 할인)에 판매했다.

발렌시아가 클래식 시티 미니 토트백은 백화점 판매가(209만원)보다 36.1% 저렴한 133만3600원으로, 5%(6만6800원) 포인트 적립을 더하면 126만9200원(39.3% 할인)이었다. 모두 현재 품절이다.

◇AM 10:00, “15만명 동시 접속해 서버 마비”

'접속자가 많아,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이날 사상 첫 면세품 내수 판매 행사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오전 10시 에스아이빌리지 홈페이지 화면.

오전 9시 40분부터 에스아이빌리지 모바일 앱과 인터넷 사이트는 트래픽 폭주로 접속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트래픽이 평소보다 2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서버를 증설했음에도, 접속자가 그 이상으로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사이트 동시 접속자 수는 15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아이빌리지가 면세품 판매 소식을 알린 지난 1~2일 이틀 간 신규 가입자 수는 전주 동일 대비 10배, 모바일 앱 설치는 15배 늘었다고 한다.

지난 1~2일 시중에 풀리는 것으로 공개됐던 면세품 재고 명품들.

이날 풀린 물건 중 사전에 공개됐던 제품은 발렌시아가 클래식 시티백, 생로랑 비키백, 발렌티노 락스터드 스파이크백이었다. 1시간 뒤 일부 소비자들은 ‘광클’ 끝에 △발렌시아가 카메라백 △보테가베네타 클러치 △생로랑 크로스백 등이 매물로 나온 것을 확인했다. 조선일보 [장보고]팀 역시 오전 11시쯤 일부 품목의 가격을 확인했지만, 제품을 클릭하는 순간 또 다시 ‘접속자가 많아,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마주해야 했다.

◇14일까지 면세품 재고 추가로 ‘기습 출시’

이번 재고품은 소비자가 예약 주문을 하면, 신세계면세점에서 상품을 통관시켜 신세계인터내셔날 물류센터로 보내고, 에스아이빌리지가 이를 포장 발송하게 된다. 오늘 주문하면, 약 일주일 후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구입한 제품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다시 매입해 판매하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의 A/S 혜택, 보증서 발급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스아이빌리지는 오는 14일까지 일부 면세품 재고를 추가적으로 ‘기습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회사원 박모(33)씨는 “대학 시절 인터넷 수강신청도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오늘 오전부터 점심까지 굶으며 ‘광클’했다”며 “하지만 내가 본 건 ‘품절’ 두 글자 뿐”이라고 말했다.

25년 경력의 병행 수입 명품 판매상은 “아직 롯데·신라 면세점에도 많은 명품 재고가 쌓여있는 상황”이라며 “백화점 유통 채널·일부 명품 브랜드 반발로 행사 추진에 난항이 커 보이지만, 앞으로 이어질 판매 행사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26일 시작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아울렛과 백화점 일부 매장에서 면세품 재고를 판매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재고품을 판매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장보고]는 조선일보 유통팀이 먹고, 입고, 사고, 마시고, 여행하는 일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