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보〉(73~87)=박건호는 98년생 호랑이띠다. 같은 해 태어난 동갑내기 중엔 뛰어난 프로기사가 유난히 많다. 이동훈을 비롯해 송지훈 박하민 송규상 이어덕둥 문유빈이 98년생이다. 여자 기사 중에서도 오유진 김다영 조승아 강지수 등이 같은 해 세상에 나왔다. 출생 연도별 단체전을 펼친다면 우승 후보로 손색없는 라인업이다.

좌변에 뛰어든 흑 대마의 타개 여부가 현 국면의 포인트. 75는 78의 급소와 중앙 진출을 맞보겠다는 뜻인데, 이때 76으로 따낸 수가 이상했다. 검토실에서 반수(半手) 이상 손해란 진단이 내려졌을 정도. 한 수의 가치를 6집 반으로 본다면 대략 3집 이상 손해봤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튼 대마 공격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완착이었다.

76으로는 좌변을 일단 보류하고 참고도 1로 단수 쳐 우하귀 패를 결행할 타이밍. 좌변 흑 대마에 대한 공격을 팻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흑도 6 등으로 패를 계속하겠지만 미생마의 부담이 크다(8…2). 여유가 생긴 흑이 먼저 77로 따냈다. 78과 79는 맞보기. 80으로도 '가'~'마' 등의 수순으로 흑 미생마를 좀 더 추궁하는 게 좋았다. 77로 먼저 때리고 87까지 훨훨 달아나선 흑의 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