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를 과잉 진압해 숨지게 한 미국 백인 경찰관의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른 이름을 바꾸기 위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선 결혼하면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른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 데릭 쇼빈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미 NBC 방송·TMZ 등에 따르면, 플로이드를 과잉 진압한 경찰 데릭 쇼빈(44·Derek Chauvin)의 아내 켈리 메이 쇼빈(45·Kellie May Chauvin)은 지난달 30일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변호사를 통해 공개된 8쪽 분량의 이혼 청구서엔 "혼인 생활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파탄지경"이라고 적혀 있었다. 켈리는 "남편 데릭이 흑인 남성을 살해한 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또 아내 쇼빈은 이혼 후 남편의 성에 따른 자신의 이름을 바꿀 계획이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아내 쇼빈은 당장 어떤 이름으로 개명할 지는 밝히진 않았으나, 켈리 메이 타오(Kellie May Thao)나 켈리 메이 숑(Kellie May Xiong)을 염두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이혼 청구서에서 "현재 실직 상태이지만 자립 생활을 하고 있고 남편으로부터 생활비를 받을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74년생 라오스 난민 출신인 켈리는 세 살 때 라오스를 탈출했다. 켈리는 과거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면서 미네소타주와 플로리다주에 집 2채를 소유하고 있다. 2010년 6월 결혼한 쇼빈 부부는 슬하에 성인 자녀 2명을 뒀으며 지난달 27일부터 남편 데릭과 별거 중이다. 켈리는 지난 2018년 10월 '미네소타주 최고의 부인(The title of Mrs. Minnesota America)' 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뒤 이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참가했다.

경찰관 데릭 쇼빈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가 1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발티모어에서 일어났다. 시위대가 들고 있는 손팻말에 '나는 플로이드다'라고 적혀 있다.

데릭은 플로이드의 목과 등 등을 무릎으로 8분간 짓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돼 3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현재 미국 전역에선 이 사건으로 인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