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흑인들에게는 ‘경찰 가혹행위’가 코로나 바이러스만큼 위험하다며 중요한 공중 보건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고 한 현지 매체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것과도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각) 미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연막탄을 던진 모습.

복스(Vox)의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대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팀 마이무나 마줌더 박사는 “미국에서는 흑인 남성이나 소년 1000명 중 1명꼴로 경찰의 과잉 진압이나 가혹 행위로 인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찰 가혹 행위가 공공보건 문제로 간주되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규모의 사망률을 보이는 사안은 어떠한 것이라도 공공 보건 문제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백명의 시민들이 한 데 모여 시위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크게 우려되고 있지만, 인종 차별에 바탕을 둔 경찰 폭력도 흑인 사회 내 평균 사망률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보도에 언급된 연구는 2019년 8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백인의 경우에는 2500명 중 1명 꼴로 경찰 가혹 행위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미 슬러터-에이시 미네소타대 전염병 전문가 역시 “코로나 확산 우려에도 시위 현장으로 사람들이 몰린 것은 경찰 가혹행위나 인종 차별 등에 대한 공포가 (흑인들에게) 훨씬 위협적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AP 통신은 경찰 발표와 언론 보도, 트위터 등을 종합해 시위로 인해 미 전역에서 최소 5600여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폭력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곧 행동에 들어갈 것이며 나라 전역에 준동하는 폭동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연방 자산을 동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