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가 시위대에 털린 김학씨가 1일(현지 시각) 자신의 매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과잉 진압으로 숨지게 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과격해지며 약탈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인 가게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미 CBS시카고는 1일(현지 시각)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에서 시위대에 피해를 당한 한인 김씨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CBS는 "사장 김씨는 가게를 지키려고 했지만, 약탈자들이 가게를 털어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딸 김하나씨는 CBS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지켜보는 것뿐이었다"며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김하나씨는 "아버지가 할 일은 약탈자들이 우리의 모든 것을 들고 가는 걸 보는 것뿐이었다"고 덧붙였다.

CBS 시카고



사장 김학씨는 "지난 일요일(31일) 누군가가 유리창을 깰 때 가게에 있었다"면서 "그를 붙잡고서는 '제발 그만 하고 나가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몇 번은 사람들이 이해했지만, 점점 시위대는 늘었고, 오후 8시가 되자 종업원이 가게를 떠나자고 하더라"며 "20~30명이 몰려와서 약탈해 가는 걸 주차장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1980년대 시카고로 이주한 김씨 가족은 고생 끝에 9년 전 브론즈빌에 '시티 패션(City Fashion)'이란 이름의 가게를 열었다. 김씨 가족의 다른 가게도 약탈을 당했지만 피해는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카고에 있는 다른 한인 가게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교포 닉 리씨는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는 지인의 한국·멕시칸 퓨전 음식점이 지난 토요일 저녁 시위로 피해를 봤다"며 "가게 유리창이 부서지고, 가전제품과 가구 등을 도난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집이 시카고 도심에 있는데 주말 내내 사이렌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면서 "일요일 아침 잠시 나가 보니 토요일보다 경찰은 더 많았고, 모든 길은 제설차량으로 봉쇄돼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