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업체 페이스북의 직원들이 최근 미국 내 인종차별 시위와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똑바로 대처하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과격한 게시물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일부 직원은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각) “페이스북 임직원들이 트위터를 통해 저커버그 CEO의 결정을 비판한 데 이어 일부 직원은 항의의 표시로 ‘가상 파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 직원들은 회사 청원사이트에서 경영진을 향해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여달라”는 비판적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일부 직원은 원격 근무를 하지 않겠다며 파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설립 이래 마크 저커버그 리더십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 직원들의 반발은 회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에 제대로 대처 안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최근 페이스북에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폭력배’로 지칭하고, 발포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이 글을 삭제하지 않고 계속 두기로 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플랫폼이 진실의 결정권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계정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될 것”이라는 글을 올리자 이 글에 경고 딱지를 붙였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저커버그를 향해 “트럼프의 글을 남겨두는 것은 폭력을 조장하는 글에 대한 회사 규정을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정치인들이 올린 글에 대해 별도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다만 폭력을 미화하고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글에 대해서는 삭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한 페이스북 직원은 외신 인터뷰에서 “저커버그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종차별에 중립적인 입장은 없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는 이전에도 페이스북 내 정치 발언과 관련해 임직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저커버그는 작년 10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페이스북 활동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하거나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직원 250여명은 성명을 통해 “잘못된 정보로 인해 사람들이 플랫폼을 불신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