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A씨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주상복합 '두산위브더제니스〈사진〉' 130㎡형을 전세자를 끼고 매수했다.
2700여 가구에 달하는 이 아파트는 2013년 준공됐지만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고, 두산건설은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한때 매수자들에게 5년 동안 은행 대출이자를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A씨는 매수가격 6억원가량인 집을 구매하면서 전세보증금 3억5000만원과 은행 대출을 이용해 그야말로 '돈 한 푼 안 쓰고'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런데 두산건설에서 대출이자 지원을 약속한 5년이 끝나는 올해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떨어지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든 것이다.
A씨는 "그동안 모은 돈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올해부터 실거주하려 했는데 대출 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 돈이 부족하게 됐다"며 "미분양 세대가 여전히 많은 탓에 집을 팔려 해도 팔리지도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1일 금융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서 세대수가 가장 많은 '130㎡ B형'과 '162㎡ C형'의 올해 공시지가는 각각 3억원 중반대와 4억원 중반대를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130㎡ B형'은 약 6000만원, '162㎡ C형'은 1억원 정도 하락한 것이다.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공시가격이 많이 내려가 대출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7000만원가량 자기부담금이 늘었고, 감정원에 이의신청을 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분양 세대는 수백가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두산그룹 입장에서 '아픈 손가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두산그룹이 자금난에 빠지게 된 도화선이 됐기 때문이다. 두산위브더제니스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009년 당시 두산건설 회장에 취임하며 추진한 첫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금융 위기 직후 주택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분양을 강행했고, 당시 수요자가 적었던 대형 평수 위주로 설계해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두산건설은 2011년 이후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상장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