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사태 이후 WHO가 중국 편향적이라며 비판해 왔는데, 이번 조치 또한 대(對)중국 압박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오늘 WHO와의 관계를 끝내고 (WHO에 지원하던) 지원금을 전 세계 다른 곳, 긴급한 공중 보건상 수요가 있는 곳으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5월 18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라며 "30일 안에 개선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끊고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미국이 (WHO에) 연 4억5000만달러(약 5570억원)를 내는 데 비해, 중국은 연 4000만달러밖에 내지 않는데도 WHO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현재 중국 정부의 불법행위 결과로 고통받고 있다"며 "중국은 10만명이 넘는 미국인의 생명을 앗아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부추겼고, 중국 당국자들은 WHO에 대한 보고 의무를 무시했고 (코로나와 관련해) WHO가 세계를 잘못 이끌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