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해보지 못한 기록이라 아직 실감은 안 나요. 그래도 지난 일인데 신경 안 쓰고 오늘 경기에 집중해야죠. 전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키움의 김혜성(21·사진) 얼굴에선 얼떨떨함이 묻어났지만 침착하려고 애썼다. 김혜성은 지난 30일 KT와의 홈경기에서 한국프로야구 역대 26번째이자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첫 '사이클링 히트'(Hit for the Cycle·한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치는 것)를 달성했다.

김혜성은 2회 첫 타석에선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4회 우월 솔로 홈런, 5회 좌전 안타, 6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친 데 이어 8회에 우중간 3루타로 진기록을 완성했다. 올 시즌 첫 사이클링 히트. 키움 구단으로선 2017년 서건창(31)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김혜성은 이날 5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으로 14대3 대승에 앞장섰다.

김혜성은 "마지막 타석에 섰을 때 사이클링 히트를 의식하면 못 칠 것 같아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며 "주변에서 축하를 많이 받았는데, 특히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셨다"고 했다.

김혜성은 지난 26일까지 타율 0.191을 기록하는 등 시즌 초반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네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타율을 0.277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못 했을 때 자책이 심한 편인데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