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날아간 것은 우주선만이 아니었다.

31일 첫 유인 민간 우주선 발사 성공으로, 미국 스트리트 팝아트 화가 트리스탄 이턴(42)의 회화 작품 'Human Kind'〈사진〉 역시 우주선에 실려 지구 밖으로 향했다. 우주선을 쏘아 올린 우주 탐사업체 스페이스X 측 의뢰로 작품을 제작한 이턴은 건물 외벽의 거대 벽화 등으로 유명한 작가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우주비행사들과 함께할 작품을 요청받았을 때 영감을 줄 수 있는 뭔가를 고민했다"며 "우주에서 이 작은 행성의 모든 인류를 내려다보는 것은 우리가 지닌 역사와 잠재력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썼다.

해당 작품은 유인원, 핵분열, 스마일 이모티콘 등 자연과 과학과 문화를 상징하는 여러 도상을 그린 뒤, 양면으로 된 얇은 금속 표면에 인쇄한 일종의 그림 카드다. "과거와 미래라는 인류의 이중성을 의미한다"고 했다. 충격에 강한 금·놋쇠·알루미늄으로 제작한 A4 용지 정도 크기의 작품에는 그림과 함께 '작은 걸음들이 큰 도약을 이끈다'는 문장도 삽입돼 있다. 이턴은 "그러나 우리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희망과 과학으로 인류는 여러 차례 세상을 바꿔왔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또 그렇게 할 것이다." 계획이 완벽하다면 작품은 우주선과 함께 3~4개월 후 지구로 귀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