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청와대로 몰려와 '참사 진상 규명'과 '건설현장 재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유가족들이 눈물을 훔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참사 한 달이 지났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화재 원인을 밝혀 관련법을 개정하고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사망자 38명이 발생했던 이천 참사의 희생자 유가족 80여명은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가족 대표 박종필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어디에서 불이 시작됐는지'가 아니라 '왜 이번에도 같은 원인으로 노동자가 똑같은 참사를 당했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총리님께서 분향소를 다녀간 후 다시는 대형사고가 반복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서 동생과 함께 일하다가 사고로 동생을 잃은 생존자 민경원씨는 회견에서 "회사가 기본적인 안전 조치도 지키지 않아 중대 재해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민씨는 동생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그가 '못난 형이 너를 대신해야 했다'는 대목을 읽자 유족들이 흐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