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조업 생산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로 감소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서비스업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이 제조업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12월(-10.7%) 이후 12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이 2008년 12월(-16.9%) 이후 최대인 15.6% 감소했고, 전자부품(-14.3%), 자동차(-13.4%) 등의 생산도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보다 5.7%포인트 하락한 68.6%를 기록, 2009년 2월(66.8%)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3월 사상 최대 폭(-4.4%)의 감소를 기록했던 서비스업 생산이 4월엔 0.5%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제조업 생산이 부진한 탓에 전(全) 산업생산은 2.5% 감소했다.

지난 2월(-6.0%), 3월(-1.0%) 큰 폭으로 하락했던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5.3% 늘었다. 의복 등 준내구제(20.0%), 승용차 등 내구재(4.1%), 화장품 등 비내구재(1.6%) 등의 판매가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2~3월에 워낙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4월 상승세에도 소매판매 절대치는 2018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3.6%) 투자가 늘면서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0% 늘었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지표는 하락세를 보여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경기 하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내렸다. 외환 위기 때인 1998년 3월(-2.0포인트) 이후 22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5포인트 내려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5~6월에는 생활 방역 전환과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등 정책 효과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증가 등으로 통계에 반영될 것"이라며 "제조업은 해외의 코로나 확산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