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8일 친문(親文) 방송인 김어준씨 등이 제기한 ‘대필 음모론’에 대해 “나는 치매가 아니다”라며 “백 번 천 번 얘기해도 나 혼자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2차 기자회견을 위해 대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할머니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정치적인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할머니를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 정보를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배후설’이 있다”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이 할머니는 “나는 백 번 천 번 얘기해도 저 혼자밖에 없다. 내가 바보냐. 내가 치매냐. 분명히 나는 치매가 아니다. 누구도 거드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나를 치매라고 했는데, (치매라면) 치매가 된 할머니를 끌고 당기지(당기면서) 그걸 모르고 다녔느냐. 그렇게 치매가 된 할머니를 끌고 다니면서 이용한 것이냐”고도 반문했다.

이 할머니는 ‘7~8명이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7~8명이 아니라 한 명과 같이 했다”고 반박했다. “내가 (기자회견문을) 썼는데, (글씨를) 좀 구불구불하게 썼다. 그래서 (수양딸에게) ‘이걸 보고 그대로 좀 써달라’고 한 것뿐”이라고 했다. “나는 누구한테 (대필을 하게) 한 게 아니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한 거라서 떳떳하다”고 했다. 자기가 직접 쓴 초안도 갖고 있고, “그걸 붙여달라 하든지 하면 붙여줄 것”이라고도 했다.

김씨는 자기가 진행하는 t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연일 ‘대필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김씨는 이 할머니 기자회견 다음 날인 26이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쓴 게 아닌 게 명백해보인다. 냄새가 난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라고 했다. 27일에도 “기자회견문을 (할머니) 혼자 정리했다고 하는데, 7~8명이 협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질문을 드린다”고 했다. 자기가 이 할머니를 겨냥해 “‘누가 사주했다, 시켰다’고 한 적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왜곡된 정보를 준 누군가가 관여한 게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