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제품으로 유명한 일본 대기업 히타치 제작소(이하 히타치)가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현재의 재택근무 방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로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인감도장과 대면 회의 등 아날로그 문화에 익숙한 일본 기업으로선 드문 일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지난 25일 일본 전역에 긴급 사태가 해제된 이후에도 7월 말까지 현재의 재택근무 방식을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7월 이후에는 1주일에 2~3일 정도 집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새 시스템을 표준 근무 방식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히타치는 긴급 사태가 적용된 지난 4월 16일부터 일본 내 직원의 약 70%에 해당하는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히타치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근무시간' 대신 '근무 성과'를 평가 척도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류에 도장 찍기' 같은 업무 환경도 바꾸기로 했다. 대신 직원들에게는 재택근무로 늘어나는 생활비 보조 명목으로 1인당 3000엔(약 3만4000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에선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 시스템을 표준 근무 방식으로 도입하려는 시도가 느는 추세다.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고 각종 유지비를 줄이는 등의 장점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기업 후지쯔도 긴급사태 해제와 관계없이 당분간 계속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IT 기업 라인은 다음 달 8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1일 출근' 제도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