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미국에선 최근 9주간 386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 2위 렌터카 회사인 허츠가 파산하고, 가정용품 소매체인인 튜즈데이 모닝, 100년 넘은 백화점 니먼마커스, JC페니도 코로나를 피해가지 못했다. 해고를 피한 기업들은 임금 삭감 등을 통해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정반대 기업들도 있다. 직원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특별보너스를 지급하고, 유급휴가를 늘리는 방식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27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가장 잘 대응한 미국 기업의 랭킹을 매겨 발표했다. 포브스는 3월 중순부터 5월 7일까지 거리 두기에서부터 지역사회에 대한 기부까지 기업의 코로나 대응 정책을 평가해 계량화했다.

◇포브스, “코로나 대응 가장 잘한 美기업은 통신사 버라이존”

평가 결과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존(Verizon)이 3.8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버라이존은 가장 광범위한 병가 등 방역정책을 시행했고, 지역사회 지원 부문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버라이존은 5월 초까지 13만5000명 직원 중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또 4월 말까지 비영리 단체에 5400만 달러 이상 기부했다고 포브스는 밝혔다. 버라이존은 코로나 사태에도 현장이나 사무실에서 근무해온 정규직원에게 특별보너스를 지급하고, 최대 8주 동안 100% 유급휴가 정책을 내놨다.

버라이존의 최고경영자(CEO) 한스 에릭 베스버그는 지난 4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기업이 지역사회를 돕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다”며 “대기업들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타겟, 30만명 직원 임금 인상

2위는 대형마트인 타겟(Target)이다. 타겟은 30만명 넘는 현장 직원의 임금을 올렸다. 65세 이상이나 임신부 직원, 건강이 좋지 않은 직원들에게 30일간 휴가를 줬다.

타겟은 또 고객과 직원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쇼핑 환경을 보장하려는 조치도 취했다. 계산대에 파티션을 설치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전 직원에게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을 제공해 사용하게 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3위에 오른 미국 통신사 AT&T는 13만명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급여를 올리고,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특별 휴가를 부여하기도 했다. 통신비 낼 형편이 되지 않는 고객에게는 납부 시한을 연장해주고, 온라인 교육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미국 최대 유통사인 월마트(Walmart)가 4위다. 월마트는 미국의 시급 직원을 위해 특별 보너스 10억달러를 지불했고, 최대 2주 유급 병가 정책을 만들었다. 이달 중순에는 3억9000만달러에 달하는 추가 보너스 계획을 발표했다.

◇실리콘밸리 알파벳 16위, 애플 18위

이어 통신사인 T모바일, 주택관련용품을 판매하는 로우스(Lowe’s) 컴퍼니, 스타벅스, 가정용 건축자재 판매사 홈데포(Home Depot), JP모간체이스,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Kroger), 맥도널드 순이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16위, 애플은 18위, 포드 20위였다.

포브스는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 전역을 휩쓸면서 미국 기업들은 직원과 고객,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려야 했다"며 "많은 사람이 사무실을 닫고 재택근무로 바꿨고, 일부는 급여를 인상하거나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수익을 내는 것만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