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떤 차량을 이용할까.

G90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26일 삼성바이오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할 때 타고 온 차량은 제네시스 G90이었다고 한다.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인데 G90은 제네시스 중에서도 최상위 등급의 차량이다.

중고차 매물 사이트에 올라온 이재용 부회장의 업무용 차량 체어맨

이 부회장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9년간 현대자동차 에쿠스를 이용하다 2015년 8월에 쌍용자동차 체어맨으로 업무용 차량을 교체했다. 이 차량은 지난달 17일 한 중고자동차 매물 사이트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2015년 당시 에쿠스 대신 체어맨을 선택하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필수 옵션으로 넣어달라는 기능을 현대차에서 받아주지 않아서 나온 보복 조치”, “쌍용차에서 반도체 등 삼성 제품을 많이 쓰면서 나온 배려 조치”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었다.

이 부회장이 G90으로 업무용 차량을 교체한 정확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제네시스 차량을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할 때도 이 부회장은 제네시스 EQ900(G90의 전신)으로 추정되는 제네시스 차량을 이용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카니발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위해 공항으로 이동하는 등 동선 노출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기아자동차 카니발도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각종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할 때는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제공하는 카니발을 이용하기도 했다. 개인 재판 출석을 위해 회사 업무용 차량을 이용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 도착해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최한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했을 때는 손 회장과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를 타고 만찬 장소인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 이 차량은 소프트뱅크 그룹에서 손 회장의 방한에 맞춰 제공한 차량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최근 이 부회장의 제네시스 차량 이용 빈도가 높아지는 배경에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전기차 사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초청해 처음으로 단독 만남을 갖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