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중랑구립잔디운동장에서 열린 세미프로 K4리그 서울중랑축구단과 인천남동구민축구단 경기에서, 전반 21분쯤 이정현(24·중랑)이 측면 돌파하는 이동일(25·남동)에게 백태클을 걸었다. 넘어진 이동일은 곧장 일어나 이정현의 목 부근에 손을 대고 밀쳤다. 달려온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동일(왼쪽)이 이정현의 목 부근에 손을 대는 모습.

이와 관련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다. 거친 반칙을 당했다 해도 상대 급소를 건드리며 보복한 것은 심각한 비매너 행위인데, 잘못에 비해 처벌이 너무 약했다는 것이다. 강치돈 대한축구협회 전임 심판강사는 “현장 심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처벌 수위가 약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퇴장 이상 징계가 뒤따랐어야 옳다고 본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출범한 K4리그를 장차 1부리그까지 연결해 승강제 구축을 할 계획이다. 그렇기에 이 사건은 더욱 문제가 됐다. 강 강사는 “미래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처럼 하부 리그에서 K리그1까지 뚫고 올라가는 선수가 나올지 모른다”며 “그런 만큼 하위 리그에서부터 선수들의 멘털이나 인성 등을 철저히 다듬어줄 필요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정당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는 것은 교육적으로 좋지 못하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26일 해당 사안과 관련해 “지난 판정을 번복하진 않지만, 앞으로는 합당한 수위의 처벌을 내리도록 심판 교육을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판위원회 관계자는 “우선 23일 사안에 대해서는 현장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판정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여겼다”고 밝혔다.

김상화 서울중랑축구단 감독은 “심판의 판단과 뜻을 존중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천남동구민축구단 관계자는 “충돌이 있기 전 이동일 선수가 거친 반칙을 여러 번 당해 감정이 격해져 있었지만, 상대 선수에게 손을 댄 행동은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다”며 “해당 선수에게 구단 차원에서 주의를 주고 교육도 시행할 예정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