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어린이 괴질(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 환자로 26일 신고된 10세 미만 1명과 10대 1명은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PCR 검사는 현재의 감염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시점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음성이 아닐 수도 있다"며 "두 환자의 코로나 노출 여부 등을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PCR 검사는 현재의 감염 여부만 판정할 수 있어 과거 감염 여부는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어린이 괴질은 지난달 영국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뒤 미국, 유럽 등 13국에서 45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영국, 프랑스에서 1명씩 사망자가 나왔고, 미국에서는 최소 5명이 숨졌다. 38도 이상의 열이 하루 이상 계속되면서 두 개 이상 장기에 염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교사 확진…줄줄이 등교 연기

이날 어린이 괴질 의심 환자 발생과 더불어 전국 곳곳에서 학생과 교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치원과 초1~2, 중3, 고2의 등교를 하루 앞두고 교사와 학생 등 연이어 확진자가 발생하자 서울·경기·경북의 유치원 및 초·중·고교 450여곳이 등교일을 미뤘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은평구 초등학교 2학년 학생 A군과 노원구 중학교 2학년 B군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나온 은평구의 초등학교는 학교를 폐쇄하고 29일까지 등교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B군이 다니는 중학교는 27일 예정대로 등교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B군은 가족이 확진된 후 자가 격리 중이었고 중2는 27일 등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등교일을 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도봉중학교는 확진자가 다녀간 도봉월드상가에 이 학교 학생 다수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등교를 다음 달 3일로 연기했다. 도봉구의 한 어린이집도 58세 여성 조리사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아 폐쇄 조치됐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인근의 학교들도 등교를 미뤘다. 학원강사와 수강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던 서울 강서구 미술학원 인근의 초등학교 7곳과 유치원 5곳이 등교를 다음 달로 미뤘다. 양천구 은혜감리교회 주관 원어성경연구회를 통한 감염이 확산하면서 인근 초등학교 2곳도 27일 예정된 등교를 연기했다.

교사들의 확진도 잇따랐다. 이날 경기도 부천에서는 초등학교 교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부천시 소재 물류센터에서도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부천시는 27일 등교 예정이었던 관내 유치원 125곳, 초등학교 64곳, 중학교 32곳, 고등학교 28곳 등 250여곳의 등교를 연기했다. 경북 구미에서도 유치원 교사 1명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방역 당국은 구미 소재 유치원 101곳, 초등학교 52곳, 중학교 28곳 등 총 181곳의 등교를 다음 달 1일로 연기했다. 상주는 초등학교 1곳의 등교를 다음 달로 미뤘다.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 지역감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고등학교의 야간 자율학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다만 학교 여건에 따라 당일 등교 학생 중 희망자에 한해 오후 6시까지 자율학습실을 이용하는 것은 허용했다.

◇방역 당국 "등교 문제없다"

등교 강행에 대한 우려에도 방역 당국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등교 활동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며 "유치원생 감염이 발생했다고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학습권, 학교에서의 인성 훈련, 학교생활에서의 추억 등을 감안했을 때 등교를 계속 한정 없이 미룰 수는 없다"고 했다.

정부는 등교 수업과 관련한 세부 대책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학교 내 마스크 착용과 에어컨 사용 시 창문 개폐 여부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27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