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놔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금동불상 2점이 국립중앙박물관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6일 "우리 박물관을 후원하는 순수 민간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가 박물관이 구입할 뜻이 있다면 비용을 보태겠다는 의향을 밝혀왔다"며 "박물관 구입 예산에 보태 불상을 구입하는 방향으로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보물 285호 금동보살입상(왼쪽)과 보물 284호 금동여래입상.

지난 21일 재정난을 겪는 간송미술관이 국가 보물로 지정된 불상 2점을 케이옥션 경매에 내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문화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박물관 관계자는 "불상 진위 논란이 있지만 일제강점기 열악한 상황에서 간송 전형필이 구입해 지켜왔다는 스토리에다 국가가 구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워낙 높아 압박이 심했다"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기 위해 1974년 발족한 순수 민간단체다. 각계 인사와 시민 등 3000여 명이 자발적으로 회비와 기부금을 모아 유물 기증·학술 연구 후원·박물관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 해 모이는 후원금은 통상 10억원 정도. 그 중 YFM(Young Friends of the Museum)이라는 젊은 경영인들의 모임이 따로 있다. 박물관회 관계자는 "박물관에 필요한 유물이라면 언제든지 기증·기부에 동참하겠다는 게 평소 박물관회의 지론"이라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간송미술관이 누적된 재정난 때문에 불상을 경매에 내놨다는 소식에 안타까웠다. 어떻게든 돕고 싶은 심경"이라고 했다.

배 관장은 "박물관 구입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고심하던 차에 신성수 회장이 먼저 돕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했다. 중앙박물관의 한 해 유물 구입비 예산은 40억원.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 두 작품은 각각 15억원에 나왔다. 박물관이 구입한다면 1년 예산을 거의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지만, 박물관회가 비용을 보탠다면 부담을 덜게 된다. 배 관장은 "박물관이 경매에 참여해 민간과 경쟁하며 가격을 높이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경매를 취소하고 국립박물관이 구입하는 쪽으로 케이옥션과 상의하고 있다"고 했다.

케이옥션 경매는 27일 오후 4시에 시작될 예정. 중앙박물관과 케이옥션이 극적으로 합의를 이룬다면 경매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