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작년 베트남의 카카오톡 '잘로(Zalo)'와 디지털 특화 대출 상품 '포켓론'을 공동 개발했다. 1억명에 달하는 잘로 사용자가 앱에서 대출 가능 금액과 금리를 조회한 후 대출 신청까지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1위 전자지갑 플랫폼 '모모(MoMo)'와 신용대출 서비스도 출시했고 베트남 부동산 플랫폼 '무하반나닷'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개시하며 베트남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는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 부문 이익은 매년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작년 말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3976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23% 급증했다. 지난 1분기(1~3월) 그룹 해외 순익은 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직원·자산·고객을 철저히 현지화해야 한다는 조용병 회장의 뚝심이 만들어 낸 성과다.
◇베트남 성공 신화
경제가 평균 6%씩 성장 중인 베트남에서 신한금융은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2017년 말 호주뉴질랜드은행(ANZ BANK)의 베트남 소매(리테일) 부문을 인수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리딩 뱅크(자산 기준)로 올라섰다. 개인 대출 규모는 2012년 말 700만달러(잔액 기준)에서 통합 후 7억달러를 돌파하며 5년 만에 100배로 껑충 뛰었다. 대출 고객의 100% 가까이를 베트남인으로 확보하는 등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재 36곳인 영업점을 매년 4~5곳 이상씩 추가할 계획이며, 현지 기업 여신 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1년까지 전체 여신 중 38%까지 늘릴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현지 소비자금융사(PVFC)를 인수해 작년 글로벌 카드 부문이 흑자로 돌아섰다.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은 지난 3년간 연평균 63%의 가파른 자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평균 6%인 베트남 성장률을 고려할 때 이 시장의 전망은 유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최초로 베트남 현지 증권사 지분 100%를 인수한 뒤 2016년 베트남 법인을 출범시켰다. 2016년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베트남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HTS를 오픈했으며, 모바일을 통해 종목 시세와 차트, 기업 재무제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신한금융투자의 GBK사업부를 통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 투자하는 랩·펀드 등 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다.
◇3대 원칙으로 글로벌 공략
신한은행은 중동의 두바이 지점 개설(2015년), 호주 시드니 지점 설치(2016년) 등 주요 금융 중심지에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금융 흐름과 발맞추고 있다. 2018년 3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현지 법인 '신한은행 멕시코'를 출범시켰다. 2018년엔 아시아 최대 자산운용 및 자본조달 시장인 홍콩을 그룹의 아시아 투자은행(IB)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 아래 홍콩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를 출범시켰다. 홍콩 GIB는 핵심 사업인 대출(Debt Financing) 부문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글로벌 대체 투자 및 상품 비즈니스도 확대하고 있다. 작년에도 미국·일본·베트남·영국(런던)·호주(시드니)에 해외 GIB데스크를 설치해 고수익 투자처를 직접 발굴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꾸준히 한 결과 신한금융은 총 20국에 지점 및 사무소 221곳을 설치했다. 이는 2016년 말(165곳)과 비교해 3년여 만에 32%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신한금융이 해외 개척에서 내세우는 3대 전략은 '성공 사례 공유(Best Practice)' '프로세스 구축' '현지화(Localization)'다. 성공 사례 공유는 진출 국가의 장점 및 우수 사례를 다른 지역 네트워크와 공유해 성공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다. 프로세스 구축은 진출 지역에서 현지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현지화는 인력·고객·상품 등 모든 분야를 현지화해 영업 및 운영 효율화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특히 현지화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2016년 말 3600여명이던 현지 직원 숫자는 6400명이 넘어 두 배 가까이로 성장했다.
조직을 유연하게 개편해 지주·은행·카드·금투(증권)·생명 등 다섯 그룹사가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글로벌 사업 부문과 이를 총괄하는 직위인 컨트리 헤드(country head·상무급)를 도입했다. 올해 글로벌 사업 부문은 '차별화 전략 및 효율적 운영을 통한 一流(일류) 신한 글로벌 실현'을 전략 목표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