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내용의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둥젠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이 적대적인 외국 기회주의자들의 음모를 막기 위해 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둥 전 장관은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반환한 1997년부터 초대 행정장관을 지냈다. 2005년 행정장관에서 물러난 뒤로는 중국 최고 정치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으로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둥 전 장관은 전날 24분간 방송된 대(對)시민 연설에서 “홍콩이 국가 안보에서 약한 고리가 됐다. 새 법은 범죄와 관련된 소수만을 쫓을 것”이라면서 “만약 당신이 분리, 전복, 테러 등에 가담하거나 홍콩 내정에 외국과 음모를 꾸민 지 않는다면 전혀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둥 전 장관은 “홍콩은 지난 20여 년 동안 기본법에 따라 자체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면서 “그 결과 공공질서를 무너뜨리고 사회경제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적대적 외국 기회주의자들의 손쉬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콩은 ‘스파이 안식처’라는 조롱마저 당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나 연방수사국(FBI), 영국 MI5 등과 같은 정보기관이 홍콩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안법에 따르면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입법회의 승인 없이 정보기관을 설립할 수 있으며 중국 본토 정보기관도 홍콩 내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둥 전 장관은 송환법 반대 시위를 언급하며 “외세의 영향으로 홍콩의 정치지형이 급격하게 바뀌었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