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13국에서 확산하는 '어린이 괴질'에 대한 국내 감시 체계를 25일부터 본격 가동했다. 미 질병예방센터(CDC)는 이 괴질에 대해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MIS-C)'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해외 발병 사례를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구해 다기관 염증 증후군의 사례 정의와 신고 절차를 마련했다"며 "국내에서 발생할 경우 신속히 파악해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역 당국은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중에 38도 이상의 열이 하루(24시간) 이상 지속하고, 혈액 속 염증 물질이 증가하고, 두 개 이상 장기에 염증이 침범해 입원이 필요한 중증 상태이며, 염증 원인이 되는 병원균이 확인되지 않았고, 코로나에 감염됐거나 발병 전 4주 이내에 코로나에 노출된 이력이 있는 등 5개 조건이 모두 나타나면 다기관 염증 증후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다기관 염증 증후군은 지난달 말 영국에서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이후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45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영국, 프랑스에서 각각 한 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미국에서도 최소 다섯 명이 사망했다. 아직 국내에는 발병 사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