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어벨렌(왼쪽), 슈미다우어

지난 24일 0시 18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국립빈오페라극장 근처를 순찰하던 경찰관들이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어긴 식당을 발견했다. 솔레(Sole)라는 이탈리아 음식점 앞의 노천 테이블에서 한 커플이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식당·카페의 영업 금지령을 지난 15일 해제했지만,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로 제한했다. 경찰관들은 얼굴이 어딘가 익숙한 커플의 신원을 확인하고서는 깜짝 놀랐다. 현직 대통령인 알렉산더 판데어벨렌(76)과 영부인 도리스 슈미다우어(57) 여사였기 때문이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경찰에 이실직고하고 트위터를 통해 국민에게 소상히 상황을 알렸다.

그는 토요일을 맞아 식당 영업 금지령이 풀린 이후 처음으로 아내와 외식을 했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한 시간 이상 시간이 흘러 자정을 넘긴 줄 몰랐다고 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국민께 송구하다"며 "식당 주인이 벌금을 내야 한다면 내가 모두 내겠다"고 했다. 시 당국은 식당 주인에게 벌금을 매길지에 대한 유권 해석을 당장 내리지 않았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2017년부터 6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다. 18세에 결혼한 그는 50년 넘게 함께 살아온 첫 아내와 2015년 이혼하고 이해에 19세 연하인 현재의 아내 슈미다우어 여사와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