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이 취재진이 대거 모이는 바람에 장소가 급히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용수 할머니 측은 당초 대구시 남구 봉덕동의 한 찻집을 회견장소로 결정해 예고했다. 그러나 찻집의 내부 공간이 취재진을 수용하기 어렵게 되자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이날 아침부터 봉덕동 찻집에 모였던 취재진은 장소를 이동했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을 가졌던 이 찻집은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으로 한때 북새통을 이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이 예고된 25일 회견장인 대구시 남구 한 찻집 앞에 아침부터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다.

평소 앞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잠시 지나쳤던 이 찻집에는 오전 11시쯤에는 취재진 60여명과 차량 수십대가 몰려 주차대란을 겪었다.

특히 취재 경쟁도 치열해 취재진은 자체적으로 순번표를 만들어 찻집 벽에다 붙였다. 찻집이 좁아 모든 취재진이 들어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였다. 오전 11시 기준 68명이 순번표에 이름을 적었다. 취재진은 건물 내부 계단과 건물 밖 바닥에 앉거나 서서 할머니를 기다렸다.

그러나 찻집 내부가 넓지 않아 취재 경쟁이 우려됐다. 7일 첫 기자회견때 찻집에는 10여명 내외의 기자들이 참석했지만 가게 절반이 가득찰 정도였다. 일부 취재진은 “회견 직전에 기자들이 더 몰릴 경우 찻집 내부에 진입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했다.

이날 찻집을 지나는 등산객들은 취재진에 관심을 보이며 “오늘 무슨 날이냐” “이용수 할매 회견한다카더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현장에는 안전 사고 발생에 대비해 경찰 차량 2~3대와 경찰 10명 내외가 수시로 순찰을 돌았다.

결국 이날 정오쯤 취재진이 더 몰리자 회견 장소는 대구 남구 찻집에서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로 변경됐다. 이용수 할머니 측 관계자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기자회견 장소를 변경하지 않기로 했지만 취재진이 많이 몰리면서 부득이 장소가 넓은 곳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 찻집은 당초 대구시 도심에 있다가 2년전에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할머니가 20년 가까이 이용한 단골로 알려졌다.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평소 할머니가 자주 찾아와 옛날 이야기와 함께 신세 한탄도 자주 하셨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정을 붙인 또다른 쉼터인 셈이다.

주인 이씨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수시로 이곳을 찾아 자신이 위안부로 끌려 가게 된 당시의 상황, 오라버니가 공산주의자로 몰려 학살된 사연, 위안부 관련 단체와의 인연 등에 대해 토로했다고 한다.

특히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 이사장이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해 섭섭한 마음도 얘기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 할머니는 언젠가 윤미향 당선인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 찾아올 것을 요청한 윤씨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대구 한 호텔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찾아온 윤미향 당선인에게 “(다른 일은) 법이 알아서 할 것이고, 25일 기자회견 때 오라”고 말했다. 또 이용수 할머니는 “배신자(윤미향)와 배신당한 자(이용수)가 한 자리에 있어야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기자회견 이후 벌어진 정의기억연대 사태와 향후 국내 위안부 인권 운동의 방향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할머니가 “정의연의 후원금이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고있다”며 폭로한 이후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이 번지면서, 이날 할머니가 어떤 내용을 말할지 취재진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