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지막 핵실험은 1992년 9월 23일 미국 네바다주에서 진행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992년 이후 중단돼 온 핵실험 재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 시각) 미국의 국가 안보 기관을 대표하는 고위급 관리들이 가진 지난 15일 회의에서 이 문제가 제기됐다고 트럼프 행정부 한 고위 관리와 두 명의 전직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는 중국이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있는 뤄부포(현지명 롭누르) 핵실험장 비밀리에 저강도 지하 핵실험을 하고 있다는 미 국무부 보고서 내용이 보도돼 파장이 일었을 때다. 미국은 러시아도 기존 보유 핵무기의 성능 개량을 위해 북극권 노바야 젤랴 열도에서 무수율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양국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관리는 “미국은 현재 핵무기 제한을 위한 (미·러·중 간) 3자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협상의 관점에서 미구깅 ‘신속한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러시아와 중국에 보여주는 것이 협상 관점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이 논의는 어떠한 결론에 다다르진 못했지만,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 제안이 ‘진행 중인 대화(very much an ongoing conversation)’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다른 조치를 취하고 핵실험 재개를 피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 논의를 잘 알고 있는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회의 중에 핵실험 재개 여부를 두고 심각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한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이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핵실험이 재개되는 것이다. 미국은 1945년 7월 핵실험 ‘트리니티’를 시작으로 1000회가 넘는 핵실험을 진행했다. 미국의 마지막 핵실험은 28년 전인 1992년 9월 ‘디바이더’였다. 미국은 냉전 종식과 함께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핵무기 현대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핵실험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은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특히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핵 도발이 발생하자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신형 소형 핵폭탄을 추가 개발하는 옵션을 검토한다” “핵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다” 등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국 비정부기구인 군축협회의 대럴 킴볼 사무국장은 WP에 “이는 다른 핵보유국들에게 (미국의) 선례를 따르도록 초청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전례 없는 핵무기 경쟁의 출발점이 될 수 있고, 더 이상 핵실험 중단을 강요받지 않을 수도 있는 북한 김정은과의 협상에 지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