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왼쪽)와 민주당 송영길 의원.

왜 더불어민주당 당권·대권 주자들은 부산·경남(PK)에 공을 들일까.

최근 민주당 대권 주자 중 하나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비공개로 부산을 방문했다. 이 지사는 22일 오후 5시쯤 부산의 한 카페에서 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시의회 내 민주당 집행부와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일정이었던 만큼 의회 사무처나 동료 의원들조차 이 지사와의 미팅 일정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는 최근 이 지사가 선임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추진했다고 한다. 이 부지사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사상 국회의원 선거 캠프에 합류한 부산 친문 핵심 인사인데, 최근 이 지사가 영입했다. 이 지사는 이후에도 부산 여권 인사들을 잇따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이 지사 측은 “추도식 참석 전 조금 일찍 부산을 방문한 것일 뿐” 이라고 했지만, 민주당 인사들은 “2022년 대선을 앞둔 PK 포석 전략”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오는 8월 당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송영길 의원도 같은 날 부산을 찾았다. 이날 오후 5시 부산시청에서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을 만났다. 변 시장 권한대행과 박 부시장은 이날 송 의원에게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에 대한 중앙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송 의원도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오후 6시 30분에는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CGV 7층에서 '부산 총선 민심은 가덕도 신공항이었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송 의원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당대표에 나선다면 자신은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 전 총리가 결심을 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송 의원도 당권을 염두에 두고 PK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총리도 4·15 총선을 앞두고 당 후보들 지원을 위해 4월 초 부산·경남 지역을 찾은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 역시 당권에 나선다면 가장 먼저 PK를 챙기지 않겠냐”고 했다.

민주당의 당권, 대권 주자들이 PK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지지세 확보를 위해서다. 한 여권 인사는 “호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 또는 전국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이 PK”라고 했다. 실제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모두 PK 출신이다. 친노, 친문들은 공공연하게 민주당 차기 주자를 PK출신으로 해야 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친문 진영에선 부산이 고향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대표적 PK출신이다.

이런 면에서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경우에는 당권 출마를 위해 누구보다 더 PK를 챙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 역시 차기 권을 준비한다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