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강공순할매집’ 교보점의 ‘할매탕’. 이 식당은 특이하게 떡볶이가 반찬으로 나온다.

국내 최초로 바둑 9단에 오른 '국수(國手)'이자 현직 국회의원인 조훈현(67·사진)은 전성기 시절 '장미의 기사(棋士)' 소리를 들었다. 항상 긴 장미 담배를 입에 물고 대국을 벌이던 모습에서 나온 별명. 하루 다섯 갑을 피울 만큼 골초였지만 마흔둘(1995년)에 딱 끊었다. "미국에 놀러 갔는데 어디를 가도 '노 스모킹(No Smoking)' 사인이 붙어 있었어요. 흡연이 더 고역이었죠. 성질이 나 확 끊었어요."

담배를 끊자 신기하게도 밥맛이 좋아졌다. "원래 늘 식욕이 없어서 평생 밥 한 공기를 비우지 못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한 공기를 다 먹고도 또 먹고 싶어졌어요. 자꾸 뭔가가 먹고 싶어지고 아이들이 먹는 과자 같은 것도 다 먹어 치울 만큼 식욕이 좋아지더라고요. 젊었을 땐 체력이 부족해 거의 드러누운 자세로 대국을 치르기도 했는데, 담배를 끊고서야 알았죠. 체력이 있어야 정신력도 가능하다는 걸."

2016년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하면서 그의 활동 반경은 여의도로 확장됐다.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곧 국회의원 타이틀을 떼고 국수로 돌아오는 조훈현은 여의도 맛집과 집 근처 단골을 추천했다.

강공순할매집

"'할매탕'이라고 하는 해물탕으로 여의도에서 유명한 식당입니다. 전복, 낙지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끓여내는데, 국물이 맑은데도 칼칼하고 시원해요. 의원실 직원들과 자주 찾는 집이죠. 저는 마시지 않지만, 전날 술 마시고 해장이 필요한 직원이 있으면 여기를 가죠."

해장국으로 여의도를 평정했다고 한다. 맑으면서도 진한 국물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으면 속이 확 풀린다. 탕에 들어가는 해산물이 큼직하고 푸짐하다. 여의도에만 세 점포가 있는데, 그가 직원들과 자주 찾는 곳은 교보점이라고 했다. 할매탕 1만4000원(특 2만원), 산낙지 볶음 1만5000원, 전복죽 1만2000원, 전복 라면 1만원. 의사당대로 97 교보증권 빌딩 지하 1층

계절의 맛

"국회의원이 돼 여의도에 온 이후로 손님을 모신다든가 접대할 때 자주 찾는 일식당입니다. 열 살 때인 1963년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가서 군 입대 직전까지 살았으니 일식에 대해 꽤 아는 편인데, 여의도 일대 일식집 중에서 제일 나은 것 같아요."

최근 상호를 '키사라'에서 '계절의 맛'으로 바꾼 정통 일본 요리점. 생선회, 초밥, 화로구이, 튀김 등 일식당 대표 메뉴를 두루 낸다. 통 유리창 너머 내려다보는 한강 전망도 훌륭하다. 7만원부터 18만원까지 다양한 코스 메뉴가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128 LG트윈타워 동관 5층

조훈현 9단

더코너키친

"집에서 가까워 가족과 잘 가는 식당입니다.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같은 양식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아하지요."

집에서 입던 옷차림 그대로 슬리퍼 끌고 가도 괜찮을 듯한 편한 분위기지만 수준급 피자와 파스타,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동네 맛집이다. 벽돌 쌓아 만든 화덕에서 장작불로 구운 정통 이탈리아 나폴리식 피자 등 음식마다 제대로 요리한다. 피스타치오 피자 2만원, 마약 옥수수 피자 2만500원, 포르마지오 파스타 2만2000원, 칼조네 샐러드 1만8000원, 이베리코 스테이크 3만5000원, 채끝 등심 스테이크 4만7000원, 종로구 평창문화로 98

몽중헌

"중국 음식 중에서는 딤섬(點心)을 좋아합니다. 여기는 딤섬 맛이 수준급인 데다 집에서 멀지 않아 가족이나 친지와 즐겨 찾는 집입니다."

광둥식 중식을 기본으로 하는 고급 중식당. 광둥 음식의 대표 주자인 딤섬을 특히 잘한다고 했다. 딤섬은 만두나 튀김 등 작고 조금씩 나오는 음식. 이 식당 손님들은 흔히 애피타이저처럼 몇 점 집어 먹은 다음 본격적인 요리를 먹는다. 서울에 여섯 점포가 있고, 이 중 그의 단골집은 안국점이다. 시그니처 딤섬 9800원, 유린기 3만2000·4만5000원, 광둥식 전가복 6만·8만원, 후난식 볶음밥 1만5000원, 삼선짬뽕 1만4000원. 종로구 북촌로 3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