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루푸스는 여성이 더 잘 걸린다. 반대로 정신 질환인 조현병은 남성 환자가 훨씬 많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스티브 매캐롤 교수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남녀에 따라 특정 질병에 더 잘 걸리는 이유가 면역 단백질과 관련된 유전자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루푸스나 쇼그렌 증후군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여성이 남성보다 9배나 많이 걸린다. 반면 조현병은 남성 환자가 더 많고 증세도 심하다. 매캐롤 교수 연구진은 네이처 논문에서 면역단백질인 보체4(C4)가 많으면 루푸스와 쇼그렌 증후군은 막아주고 반대로 조현병에는 더 잘 걸리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50세 남성은 C4가 같은 연령대의 여성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보체4는 세포에서 나온 파편에 표시를 해서 면역세포들이 제거하도록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C4 단백질이 부족해 표시가 되지 않은 세포 부스러기가 쌓이기 쉽다. 이러면 면역 과잉 반응이 일어나고 자가면역질환이 심해진다.

조현병은 반대로 C4 단백질이 많은 남성이 더 취약하다. 보체 단백질은 가지치기하듯 손상된 뇌 신경세포를 정리하는데 과도하게 작동하면 정상 신경세포까지 없앨 수 있다. 조현병의 대표적 증상은 뇌 전전두엽에서 신경세포의 연결이 끊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