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탤크(화장품 원료로 주로 쓰이는 광물) 성분이 들어간 베이비파우더〈사진〉를 미국과 캐나다에서 다음 달부터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에서 소비자들이 파우더 속 탤크 성분이 암을 유발한다며 소송을 제기해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에서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소비자의 소비 행태 변화와 안전성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 연이은 소송전으로 인해 북미 지역에서 베이비파우더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제품 판매 중단 이유를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만 소송 1만9400건이 진행 중이라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탤크는 수분 흡수력이 뛰어나고 피부 발진을 막아줘 베이비파우더 원료로 폭넓게 사용됐다. 그러나 천연 상태의 탤크에는 석면이 함유될 수 있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1980년대부터 제기됐다. 소송인단 측은 탤크에 석면 성분이 있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2018년 이 회사 베이비파우더를 장기 사용한 난소암 환자 등 22명에게 47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고, 안전성에 대해서는 확고부동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존슨앤드존슨 제품을 포함해 탤크 성분을 포함한 베이비파우더 제품 11종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판매 중단 등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석면이 포함된 탤크를 쓴 '탤크 파동' 이후에 제품 허가 과정에서나 출시 이후에 석면 성분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서 석면 포함 여부는 이미 걸러지고 있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에서 해당 제품 판매를 문제 삼은 것도 아니고, 존슨앤드존슨 측에서 우리 정부에 어떤 의사를 표시한 것도 없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FDA등 정부 당국에서 탤크 함유 베이비파우더 판매 금지를 내리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