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성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19일 저녁 대구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를 만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성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지 12일 만이다.

민주당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가 사는 대구로 찾아가 약 10분간 이 할머니를 만났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할머니가 정의연에 대해 느끼는 서운한 감정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은 양측의 만남을 전하며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에게 '불쌍하다'고 했다"며 "갈등이 해소되는 방향이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이날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을) 용서한 것 없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데 대체 무슨 용서를 비는지 저는 분간하지 못했다"며 "다른 거는 법에서 다 심판할 거고, '내가 조만간에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와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오는 25일 대구에서 정의연 관련 회견을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정의연에 대한 회계 감사와 정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당 내에선 "사태가 심각한 만큼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지도부가 선을 그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서울 마포에 있는 정의연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성금 모금 및 지출과 관련된 각종 회계 자료를 확보했다. 윤 당선인 금융계좌에 대한 자금 추적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