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이 '리얼돌 논란'을 일으킨 업체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은 17일 K리그1 광주전을 치르면서 홈 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마네킹 30개를 설치했다. 무관중 경기의 빈 관중석을 조금이나마 채우고, TV로 중계방송을 보는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는 의도였다.

FC서울이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설치한 응원 마네킹들. 이 중 성인용 제품이 섞여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이 중에 성인용 제품 10개가 섞여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네킹을 무료 협찬한 달콤은 사람의 피부 질감과 체모까지 재현한 '리얼 마네킹'을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다. 일부는 성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신체 특정 부위를 강조하거나 정교하게 만든다. 이를 흔히 '리얼돌'이라 부른다.

달콤 측은 마네킹이 부족해 한 성인용품 업체에 보냈던 '샘플'을 회수해 관중석에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제품엔 성인용품 브랜드나 리얼돌 모델인 방송 진행자의 이름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서울은 경기 후 홈페이지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다. "마네킹 공급 제안을 받은 뒤 성인용품 제작사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해명했으나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제작사 홈페이지엔 '리얼돌을 비롯한 성인용품을 개발·제조하는 브랜드'라는 소개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여러 외신도 이번 소동을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관능적이고 풍만한 인형이 성인 방송 사이트를 홍보했음에도 FC서울은 이를 몰랐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BBC는 "무관중 경기 분위기를 어떻게 띄울 것인가는 전 세계 프로스포츠의 과제지만, FC서울을 따라 하려는 구단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은 "성인용품을 만드는 업체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 정황이 확실해지면 업무방해와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주에 상벌위원회를 열어 서울 구단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