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남자프로농구 FA(자유계약선수) 이대성〈사진〉은 한 해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8-2019시즌 소속팀인 현대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2019-2020시즌 도중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전주 KCC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이 끝난 다음엔 FA 자격을 얻어 KT행이 유력했지만, 막판 협상이 틀어져 결국 고양 오리온과 계약했다.

기량만큼은 KBL(한국농구연맹) 가드 중 최고로 꼽히는 그가 오히려 팀으로부터 '버림받는' 처지가 됐다. 그래서인지 18일 KBL 센터에서 열린 이적 기자회견에서 이대성은 "내 노력은 남들 생각 이상이다. 오전 4시 반에 일어나서 6시부터 운동을 한다. 노력하면 다 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일을 겪으면서 그런 믿음이 약해졌다"고 했다.

KT와 협상이 결렬된 뒤 이대성의 최종 선택은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로 FA 이적한 중앙대 동기 장재석의 조언이 도움을 줬다.

이대성은 "가장 믿는 사람인 재석이가 '오리온은 믿을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오리온에서 저를 최고로 대우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오리온은 팀 역사상 외부 FA 최고액(3년 총액 5억5000만원)으로 그를 영입했다.

그는 "오리온에서 신나고 팬들 보기에 즐거운 농구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을준 오리온 신임 감독과의 작전타임이 당장 기대를 모은다. 강 감독은 창원 LG 감독 시절 작전타임에서 팀플레이를 강조하며 "우리는 영웅이 필요 없다.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난다"고 한 것으로 유명하다. 화려한 개인기로 대표되는 이대성의 농구와 대비된다. 그러나 이대성은 "감독님이 내가 스트레스 받는 부분을 알고 있었다. '무리한 슈팅, 욕심으로 보일 수 있는 플레이를 한 걸 본인도 잘 아는데 그걸 매번 지적하니 문제가 된 것 아니냐. 내가 믿어준다면 문제가 될 건 없다'고 하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