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저격'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이 부실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통흑인대학(HBCU·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 졸업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수많은 이들이 자기 일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고 있던 커튼이 찢겨 제쳐졌다"며 "심지어 책임자가 아닌 척 행동하고 있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졸업생들에게 "파괴적인 전염병과 불황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찾으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지도자들이 코로나 팬데믹 대응에 쩔쩔매고 있을 때, 주도권을 잡으라"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는 우리 자신만이 아닌 서로를 생각할 때에만 작동한다"고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문제점 가운 데 하나인 인종차별과 불평등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 감염증은 근본적인 불평등을 조명하고 있다"며 "불평등은 공중보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조지아주에서 조깅을 하다 백인의 총격을 받고 숨진 흑인 아머드 아버리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흑인을 불러세우고,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으면 총으로 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 대응을 놓고 분열된 미국 국민을 위로하고 안심시키려는 노력"이라며 "대선이 열리는 해 보건시스템·환경·경제적 정의 등 민주당이 옹호해 온 가치들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최근 참모들과의 비공개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놓고 "혼란투성이 재앙이 됐다"고 말한 것이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