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회사 화웨이로의 반도체 수출대상 기업을 기존 미국 내 기업에서 미국밖 해외기업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화웨이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9월 시행되는 새 규정은 전 세계에서 미국산 장비나 소프트웨어, 미국 기술 등을 사용해 화웨이에 납품하는 반도체를 막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화웨이에 납품하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승인 신청을 반려할 것이라는 게 NYT의 관측이다.
또한 화웨이 역시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과 관련한 반도체를 구입하거나 반도체 설계를 활용할 경우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는 화웨이 본사는 물론이고 하이실리콘 등 화웨이 자회사,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업체에도 적용된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쉽게 말해 화웨이 장비를 쓰면 중국 정부가 기밀을 감청해 안보에 활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번 조치 발표 직후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우리는 화웨이와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악용하는 우리의 규정을 개정해, 미국 기술이 미 국익과 외교에 해가되는 행위를 하는데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동맹국에게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압박해 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5G 장비를 두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들 역시 홍역을 치렀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ㆍ에릭슨ㆍ노키아 3사를 5G 장비업체로 선정했으며, KT는 국민기업을 이유로 장고 끝에 화웨이를 배제했다. LG유플러스만 5G에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존 뇌퍼 미국반도체산업협회장은 “이번 조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불확실성과 왜곡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했다. 하지만 뇌퍼 회장은 트럼프 정부가 이전에 검토했던 안에 비해서는 피해가 적은 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화웨이는 그동안 미국 정부의 압박에 대해 미국산 부품을 줄이고 중국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30 5G’에 들어가는 부품의 중국산 비중은 41.8%로 전작 4G 모델(25.3%)보다 16.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